CEO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
안철수 지음/김영사
겨울방학을 맞아 학기중에 핑계삼아 읽지 못하던 책들을 읽고 있다. 그 중에 'AhnLab'의 창업자인 안철수님의 책 'CEO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를 우연히 읽게 되었다. 90년대부터 컴퓨터 하던 사람들이야 대부분 이름 한번씩은 들어봤을테고, '맥아피 거액제안 거부' 등으로도 유명하긴 하지만 저작 한권 읽어보지 못한게 부끄럽기도 하던 차였다.

소감만 말하면,
'수신제가치국평천하'란 무엇인가에 대한 본보기같은 분이라고 할 것 같다.
1. 너무나 단단하고 뿌리깊이 박혀 여느 구도자보다도 더 강할 것 같은 '자기'에 대한 기준과 잣대
2. 그 기준으로 지켜가고 있는 안철수연구소의 '기업영혼'
3. 그 기업영혼으로 꾸려가고 있는 안랩의 미래

목차만 봐도 알 수 있다.
- '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면 시작이다'
- '변화한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
- '영혼이 있는 기업 만들기'
- '긴 호흡과 엄정한 자기 기준'
- '신뢰받는 동료로서의 CEO'
- '벤처, 희망이기 위한 조건'
- '새로운 모험가를 위한 벤처 클리닉'
- '나의 작은 생각들'
위 와 같이 8부로 나뉘어 있는데, 정말 소름끼치도록 놀라운 건 어떤 이야기를 하든 상관없이 안철수님 자신의 일관된 철학이 녹아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초창기 연구소 창업시절, 도약-성장기의 여러 중대한 결정시기에 대한 회상, 인사채용, 연구소 규모가 커지면서 생기는 문제에 대한 고민과 대처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벤처기업에 대한 생각과 바람직한 방향제시 등 자기 안-팎의 이야기를 하는데에 일관된 깊이와 방향이 있다는 점은 왜 그가 그토록 존경받는 기업가로 평가받는가에 대한 충분한 답이 되는 듯하다.

본래 어느 특정 개인이 쓴 자서전이나 자기 이야기, 혹은 성공담 등을 읽을 때면 그 책에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마음을 놓지 못하는 버릇이 있다. 말인즉슨, 속된 말로 '미사여구로 치장된 책만 읽고 그 사람을 그렇게 알고 있다가 뒤통수 얻어맞는' 일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 비즈니스계에 종사하는 분들의 책은 정말 '야...저기는 정말 어떻게 할 수 없는 힘이 존재하는 동네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렇게 곧이곧대로 믿질 못한다. 그저 내 개인에게 비춰봤을 때 도움이 될 법한 것들을 취사선택하여 받아들이려고 할 뿐이다.

하지만 용감히 밝히건대 안철수님의 이 책은 읽어가는 동안 그런 의심의 여지를 찾지 못했다. 사람의 일을 확신하는 것만큼 위험한 것도 없지만 그래도 나는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불가피한 외부환경에 의해 벽에 부딪칠 일은 있을지언정, 부도덕한 이유로 신문지상을 장식할 사람은 아니란 것을...

이런 삶의 방식을 따르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거 다 듣기좋은 소리일 뿐이다' 하고 냉소를 비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바른 생활'을 조금이라도 긍정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바른 생활'의 기업화는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도 훌륭한 성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책임에 틀림없다.

메모로 남기고 싶은 구절은 참으로 많지만, 모두를 함께 관통하는 단락 하나를 남겨보고자 한다.

원칙이라는 것은 매사가 순조롭고 편안할 때에는 누구나 지킬 수 있다 그런데 원칙을 원칙이게 만드는 힘은 어려운 상황, 손해를 볼 것이 뻔한 상황에서도 그것을 지키는 것에서 생겨난다. 상황이 어렵다고, 나만 바보가 되는 것 같다고 한두 번 자신의 원칙에서 벗어난다면 그것은 진정한 원칙이 아니며, 어떤 문제에 봉착했을 때 그것을 해결하고 돌파해나가는 현명한 태도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티븐 코비 박사의 말대로 원칙은 수시로 변경 가능한 지도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는 항상 정북을 가리키는 나침반이어야 하는 것이다. (p.284)


* 등록하기 전에 관련글을 찾다가 zero님께서 'CEO브랜드, PI'란 글을 올려주신 걸 읽어봤다. 본문에서도 안철수님 역시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언급하고 있다. 그런데 안랩의 경우는 안철수님이 그걸 '노리고' 에너지를 쏟았다고 보는 건 어불성설일 뿐인것 같다. '그러려고 그런 게 아니고 하다보니 그렇게 된 경우'인거다. 사실 안철수님 본인도 이 현상을 결코 바람직한 것으로 받아들이진 않았지만, 여하튼 가장 좋은 사례인 것만은 분명하다.

* 너무 찬사일변도의 서평인것 같아 다소 찔리는 관계로 결점을 하나 짚어보자면...
=> 마무리가 뭔가... 약간 빈약하다는 느낌. 정리하는 글로 보기에는 2%가 부족하지 않은가 하는 느낌이다. 책을 한창 재미있게 읽고 있다가 '어, 다른 얘기가 또 이어질 거 같은데 왜이랴;' 하는 느낌...?
안철수님이 기본 원고를 제공하긴 했을 터이나, 본인과 함께 출판사에서도 마무리 내용에 대해 조금 더 논의를 해봤다면 보다 나은 책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by FearFree | 2007/01/28 15:05 |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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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sentimentalist at 2007/02/04 09:26

제목 : 우리는 결국 자기 인생의 CEO, 즉 최고경영자인 ..
다른 포스팅에서 몇번 언급했던 것처럼 작년 말즈음 안철수 연구소 "파워유저포럼"에 참석했었다. 참석자에게 감사의 표시로 V3IS 패키지 1개와 안철수 박사의 저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이라는 책을 받았었다. 수원으로 장기 파견을 가기전에 반대앤 루니스에서 읽다 말았던 책이라 받는 기쁨이 조금 더 컸었던 것 같다. 직장인의 삶이 그렇듯이, 뭔가 하고 싶은게 있을 때 갑작스럽게 회사는 바빠지곤 한다. (정말 하......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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