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03일
不logger의 블로거 간담회 참석 후기 - 문국현 예비 후보
블로그랍시고 열어놓긴 했지만 마치 계륵처럼 항상 찜찜하게만 안주머니에 담아두었던 나는, 사실 널리 통용되는 의미에서의 블로거는 아니다. 거창하게 포스팅이라고 할만한 '짓'을 해본 적도 없고; 그저 가끔 생각나면 메모장으로나 쓰던 사람이다.
(괜히 不logger가 아니다.)
다만 평소에 문국현이란 분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었고 '한번 직접 볼 기회가 있다면' 하고 막연히 생각하던 차에, 우연히 風林火山님과 5throck님의 블로그에서 '문국현 예비후보 블로거 간담회' 배너를 보고 들어가, 댓글 몇자 끄적거린 것이 이렇게 이어지게 되었다.(이 글을 빌어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애초 목적 자체가 '대선 후보 문국현' 보다는 '문국현'이란 개인에 대해 직접 대면하고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그래서 신청도 했고 질문지도 극히 간략하게, 그런 쪽에 초점을 맞춰 세 개만 제출하기도 했었다.
(경영 경험에 비춘 기업에 대한 질문 하나, 나와 다른 입장에 대립하는 사람들을 함께 이끌고 갈 계획에 대한 질문 하나, '개천의 용은 사실상 끝나가는' 듯한 교육에 대한 소견과 대책 질문 하나. 이렇게 세 개.)
다행인지 '당연'인지 훨씬 좋은 질문들이 많았고, 그래서 블로고스피어에서 명성이 높은 블로거 분들과 같이 자리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눈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이하는 간략한 키워드와 인상, 느낌.
역시 다른 블로거분들의 후기에 상세 내용은 아주 잘 나와있으니, 여기서는 개인적인 느낌과 생각에 초점을 두고 적어보려 한다.
('개인 문국현'에 초점을 두고자 한 만큼, 편하게 '문국현님'으로 호칭을 정하고자 합니다. 경험 많으신 블로거분들이 보신다면 올바른 방향으로 아낌없이 조언과 충고 부탁드립니다.)
1. 사람, 환경
- '사람이 희망이다' 라는 슬로건으로 이미 유명하니만큼, 문국현님의 핵심 사상은 정말 '사람'인 듯하다. '평생학습/교육' 에 대한 언급도 많았는데, 이 역시 사람을 위한 것이니만큼 여기로 넣고...
- 사람도 질문도 많았던지라 심도있는 논의는 어려웠지만, 중간중간 핵심 키워드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과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부분이 함께 보였다.
- 정치적 신분을 떠나 개인으로 봤을 때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오랜기간 기업인으로 몸담으셨던 만큼 '뿌리깊은 사람 욕심과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자연스러운 사람 대하기'의 발현이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굳이 그렇게 느낄 정도는 아니었음. '사람'을 중요시하는 만큼 겸손하신 모습도 보였고...
- '환경'은, 신선한 주장이 힘있게 계속 깔려있음을 보고 난 생각. 다만, '환경'에 대한 생각이 확고하신 것으로부터 나오는 주장과 이야기들인지, 혹은 '환경에 대한 생각만' 주로 하셔서 이런 결과가 나온 건지...헷갈리기도 했다.
: 오랜 기간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진정 중요한 것'에 대해 확고한 가치관을 지니셨다는 점을 느낌. 인간으로서의 인상은 참 좋았음.
: 다만, 보다 젋은 스펙트럼을 보여주신다면 어떨까 하는 사견.
2. 공격적
- 공격적이셨다. '정치인 포지셔닝'을 아예 맘먹고 하시려는 듯. 평소 가지고 계신 생각과 정치적 입장이 섞인 결과이겠으나, 개인적으론 '흠칫'할 만큼의 태도였다. 특히 MB 를 향한 일편단심 비판은 참 인상적이었다 ㅋ
- 사실 공격은 사람을 향해서 뿐만 아니라 상당히 광범위했다. '기존 질서 or 기득권'으로 대변될만한 부분에 대해 전반적으로 비판하시는 모습이 많이 보였고, 그것도 상당히 강력한 힘을 실어 전달하시는 모습이었다.
- 하지만 한편으로, '기존하던' 모든 것을 부정하지도 않았다. 기준점은 어디까지나 본인의 생각과 뜻에 잘 맞는지 여부이겠으나, 어떤 부분은 굉장히 엄중한 잣대를, 어떤 부분은 느슨한 기준을 들이대는 느낌도 받았다. 쉽게 정리되지는 않는다. 정치, 경제 쪽 분야에 있어서는 상당한 수준의 비판과 일침이 가해졌지만, 언론(특히 언론관의 카오스랄까;;) 쪽이라든지 기타 분야에는 명쾌함이 다소 부족한 느낌이었다.
* 사견으로, 개인의 혁신과 기업의 혁신과 정부와 국가의 혁신을 놓고 유사성을 매겨보라 한다면 1자 2자를 근접시키고, 3자는 저 멀리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꼭 '혁신'이 아닌 다른 어떤 일반적인 행위라도) 성공적으로 기업을 운영해오신 건 맞으나, 정부와 국가에도 같은 방법이 통할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기업이야 극단적으로 말해 같은 Goal을 향해 달려가는 조직이고 Goal 자체가 조직 목적과 밀접하지만, 국가는 꼭 그렇지는 않은 것 아닌가. 기존 시스템을 분리시키려면 혁명이 아니고서야 쉽지 않을 뿐더러, 2007년 대한민국을 손 위에 놓고 봤을 때 어느 정도의 실현 가능성이 점쳐지는가 예상한다면, 글쎄;;
*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해, 그분의 개인적인 인간됨은 믿을 성 싶을지 몰라도 '정치적 행보'로 봤을 때 적어도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매력적이지 못했다.
3. ideal
- 역시 많은 질문과 짧은 답변 탓에 나오는 부작용일테지만, ideal 함을 맛보는 것에 그친 부분이 많은 건 사실이었다. 그분의 살아온 길이 이러했을 수도 있으나, 그래서 그것의 자연스러운 발현일 수도 있으나, 대선후보라면 더 넓은 분야에 보다 매력적인 답변을 연구하고 연습하고 실행하실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핵심을 관통하고 그 꼬챙이 끝에 새로운 해를 보여줄 수 있는 그런 답변을...
(개인적으로 대통령에게 '달변'은 꼭 요구되는 조건이라고 생각하기에...)
4. 배움의 기회
- 그러나 역시 많은 것을 배우는 자리였다. 훌륭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뭔가 배울 게 있다는 평소의 조그마한 일념 하나로 신청한 간담회에서, '자신감'과 '포기하지 않는 신념', '주는 마음'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운 것으로도 두시간 반의 가치는 충분했다.
- 다양한 상황과 입장의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깨우치고, 경험하는 자리이기에 또한 보람있었다.
성자천지도야(誠者天之道也), 성지자인지도야(誠之者人之道也).
완벽한 것은 하늘의 길이지만 완벽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은 사람의 길이다.
# by | 2007/10/03 02:18 | 날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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